56평은 방이 많은 대신 복도가 길어집니다. 복도는 지나가기만 하는 공간이라 길수록 손해처럼 느껴지고, 중간에 알파룸처럼 애매한 공간이 붙으면 더 그렇습니다.
주방으로 이동하는 쪽에도 비슷한 자리가 있었습니다. 가구를 놓기엔 좁고 비워두기엔 눈에 띄는, 쓰임이 정해지지 않은 면적입니다.
두 자리 모두 벽을 세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면 긴 복도가 더 길고 단조로운 통로가 됩니다. 지나가는 동안 볼 것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RESIDENTIAL · 2025.11
버려질 자리를 머무는 장면으로 바꾼 56평
고급스럽고 깔끔하면서도 따뜻한 집. 그리고 단열에 대한 걱정이 함께 있었습니다.
긴 복도가 집을 가로지르고, 그 중간에 알파룸이 있습니다. 주방으로 이동하는 쪽에는 쓰임이 애매하게 남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알파룸 앞은 막는 대신 하부에 조경을 두고 뒤에 브론즈 유리를 세웠습니다. 주방 앞 남는 자리는 하부 조경과 바리솔 조명을 갖춘 홈바로 만들었습니다.
THE BRIEF
56평은 방이 많은 대신 복도가 길어집니다. 복도는 지나가기만 하는 공간이라 길수록 손해처럼 느껴지고, 중간에 알파룸처럼 애매한 공간이 붙으면 더 그렇습니다.
주방으로 이동하는 쪽에도 비슷한 자리가 있었습니다. 가구를 놓기엔 좁고 비워두기엔 눈에 띄는, 쓰임이 정해지지 않은 면적입니다.
두 자리 모두 벽을 세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면 긴 복도가 더 길고 단조로운 통로가 됩니다. 지나가는 동안 볼 것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DESIGN SOLUTION
알파룸 앞부터 정했습니다. 벽으로 막지 않고 하부에 조경을 두었습니다. 현관에서 들어와 복도를 바라보면 벽면이 아니라 식물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지나가는 길에 볼 것이 하나 생기면 같은 길이의 복도라도 짧게 느껴집니다.
조경 뒤에는 브론즈 유리를 세웠습니다. 투명한 유리면 뒤가 그대로 보이고 불투명한 면이면 조경만 남습니다. 브론즈 유리는 뒤쪽을 어둡게 눌러주면서 앞의 식물을 더 또렷하게 만듭니다. 색과 깊이를 동시에 만드는 재료로 쓴 것입니다.
주방 쪽 남는 자리는 홈바로 계획했습니다. 여기서도 하부에 조경을 넣고, 정면에는 바리솔 조명을 두었습니다. 바리솔은 면 전체가 균일하게 빛나기 때문에 조명기구가 아니라 빛나는 벽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이 홈바는 술을 두는 가구가 아닙니다. 주방으로 걸어가는 동안 빛과 식물과 오브제가 한 번에 들어오는 작은 장면입니다. 남는 면적을 가구로 채우는 대신, 지나가는 길에 멈춰 볼 이유를 만든 것입니다.
두 자리 모두 같은 판단에서 나왔습니다. 애매하게 남는 공간은 채워야 할 결손이 아니라, 집에서 가장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여지입니다.



MAIN SPACE
주방은 벽면 전체를 짙은 우드로 감싸고, 그 앞에 흰색 아일랜드를 두었습니다. 상판과 벽면에는 결이 강하게 드러나는 마감을 써서 넓은 우드 면이 단조로워지지 않게 했습니다.
홈바에서 주방으로 이어지는 방향에 빛이 계속 나타나도록, 바리솔과 간접조명, 후드 주변 조명의 높이를 다르게 두었습니다.




SECONDARY SPACES
안방은 창가를 따라 낮은 우드 단을 두어 가구 없이도 앉을 자리가 생기게 했습니다. 색은 벽과 비슷하게 맞춰 방이 좁아 보이지 않게 했습니다.
안방 욕실은 벽과 바닥을 같은 계열의 석재 톤으로 이어 붙이고, 조명을 선으로 숨겨 면이 끊기지 않게 정리했습니다.



MATERIAL & TONE
짙은 우드, 베이지 석재, 브론즈 유리, 그리고 조경. 고객이 말한 고급스럽고 따뜻한 집이라는 조건을 이 조합으로 풀었습니다.
짙은 우드만으로는 무거워지고 베이지만으로는 밋밋해집니다. 사이에 브론즈 유리처럼 빛을 머금는 재료와 실제로 살아 있는 식물을 넣으면 같은 색 구성 안에서도 온도가 올라갑니다.

PROJECT INSIGHT
남는 공간은 반드시 가구로 채워야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빛과 식물, 그리고 작은 기능만으로도 집 안의 중요한 장면이 될 수 있습니다.
FAQ
복도를 짧게 만들 수 없다면 지나가는 동안 볼 것을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이 집에서는 복도 중간에 조경을 두어 시선이 한 번 멈추게 했습니다. 끝까지 아무것도 없는 복도보다 중간에 장면이 하나 있는 복도가 짧게 느껴집니다.
막는 것 외에도 방법은 있습니다. 이 집에서는 하부에 조경을, 뒤쪽에 브론즈 유리를 두어 시선은 걸러내면서 복도에서 볼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알파룸을 완전히 독립된 방으로 쓰려면 막는 편이 맞습니다. 어떻게 쓸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동선상 지나가는 자리인지, 그리고 그 자리가 원래 쓰임이 애매한지를 봅니다.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구석에 홈바를 두면 쓰지 않게 됩니다. 이 집은 주방으로 가는 길목이라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옵니다.
천 소재 뒤에서 빛을 비추는 방식이라 면 전체가 고르게 밝아집니다. 전구가 점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명기구라기보다 빛나는 면처럼 보입니다. 벽 한 면을 조명으로 쓰고 싶을 때 씁니다.
투명 유리는 뒤가 그대로 보이고 불투명 면은 뒤를 완전히 가립니다. 브론즈 유리는 그 중간에서 뒤쪽을 어둡게 눌러주기 때문에, 앞에 놓인 조경이 더 또렷하게 보입니다. 색을 더하면서 깊이도 만드는 재료입니다.
NEXT STEP
복도가 길거나 쓰임이 애매한 면적이 있는 집이라면, 그 자리를 채울지 비울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평면을 보고 사람이 실제로 지나다니는 길을 먼저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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