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한 자리를 월넛 원목 바닥에 주었습니다. 바닥은 집에서 면적이 가장 넓고, 사람이 늘 밟고 있어 시야의 아래쪽을 계속 차지합니다. 여기에 결이 살아 있는 재료를 쓰면 다른 곳에 장식을 넣지 않아도 공간에 밀도가 생깁니다.
대신 벽과 주방가구에서는 덜어냈습니다. 벽은 흰색으로 정리하고, 주방가구도 무늬 없는 흰 면으로 맞췄습니다. 손잡이가 드러나는 형태도 피했습니다. 색이 하나 줄고 선이 하나 줄 때마다 월넛의 결은 더 잘 보입니다.
주방의 긴 아일랜드가 이 판단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길이가 길어 존재감이 큰 가구지만, 흰 면 하나로 처리하면 덩어리로 보이지 않고 바닥 위에 놓인 밝은 면으로 읽힙니다. 같은 크기라도 공간이 무거워지지 않습니다.
타일과 블랙 조명, 손잡이 같은 요소는 공간을 지배하지 않도록 크기를 제한했습니다. 이것들은 주연이 아니라 화이트와 월넛 사이에서 작은 대비를 만드는 역할입니다. 대비가 아예 없으면 밋밋해지고, 크면 월넛과 경쟁합니다.
덧붙이면 주방 벽면의 마감은 작은 정사각형 타일입니다. 격자로 반복되는 형태 때문에 다른 재료로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타일을 촘촘히 붙인 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