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시공은 예산과 일정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어디를 건드리느냐가 결과를 거의 결정합니다. 면적을 넓게 손대면 여러 곳이 조금씩 바뀌고, 좁게 손대면 몇 곳이 확실하게 바뀝니다.
이 집에서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고객이 요청한 주방의 작은 아일랜드가 첫 번째 지점이었고, 두 번째 지점은 안방 문 옆의 남는 벽면이었습니다.
두 곳 모두 생활하면서 매일 지나가는 자리입니다. 매일 보는 자리가 바뀌면 집 전체가 달라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RESIDENTIAL · 2026.02
수납장 대신 머무는 자리를 제안한 부분 시공
주방에 작은 아일랜드를 두고 싶다는 요청에서 시작했습니다. 전체를 다 뜯어내는 공사는 아니었습니다.
안방 문 옆에 어중간하게 남는 벽면이 있었습니다. 보통은 수납장을 짜 넣어 채우는 자리입니다.
그 자리를 수납으로 채우지 않고 거울과 홈바, 오브제를 둘 수 있는 여백으로 계획했습니다. 몇 개의 지점만 바꿔도 집의 성격은 달라집니다.
THE BRIEF
부분 시공은 예산과 일정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어디를 건드리느냐가 결과를 거의 결정합니다. 면적을 넓게 손대면 여러 곳이 조금씩 바뀌고, 좁게 손대면 몇 곳이 확실하게 바뀝니다.
이 집에서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고객이 요청한 주방의 작은 아일랜드가 첫 번째 지점이었고, 두 번째 지점은 안방 문 옆의 남는 벽면이었습니다.
두 곳 모두 생활하면서 매일 지나가는 자리입니다. 매일 보는 자리가 바뀌면 집 전체가 달라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DESIGN SOLUTION
주방에서는 아일랜드의 크기를 먼저 정하지 않았습니다. 아일랜드를 놓고 남는 통로가 몇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폭인지를 먼저 보고, 그 폭을 확보한 뒤에 아일랜드 크기를 정했습니다. 작은 아일랜드를 원한 요청이었기 때문에 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끌고 가지 않았습니다.
안방 문 옆 벽면이 이 집에서 가장 고민이 길었던 자리입니다. 폭이 어중간해 수납장을 짜 넣으면 딱 맞지만, 그렇게 하면 현관에서 안방으로 가는 길에 문짝이 하나 더 생깁니다. 수납은 늘지만 지나가는 경험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납을 포기했습니다. 대신 거울을 세우고, 그 앞에 홈바를 두고, 오브제를 올릴 수 있는 여백을 남겼습니다. 거울은 좁은 폭에서 깊이를 만들고, 홈바는 잠깐 서 있을 이유를 만듭니다.
남는 공간을 수납으로 채우는 것은 면적을 쓰는 방법이고, 머무는 기능을 주는 것은 생활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이 집에서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수납은 다른 곳에서도 만들 수 있지만, 매일 지나가는 자리에 장면을 만드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MAIN SPACE
아일랜드는 우드 면으로 마감하고 상판은 밝게 두었습니다. 주방 벽쪽 수납장을 밝은 색으로 처리해, 아일랜드가 공간 가운데 놓인 하나의 가구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크기를 키우지 않은 덕분에 아일랜드 양옆으로 지나가는 동선이 남았습니다. 요리하는 사람이 서 있어도 다른 사람이 지나갈 수 있습니다.



SECONDARY SPACES
거실은 크게 손대지 않았습니다. 부분 시공에서 모든 공간을 같은 강도로 바꾸면 예산이 흩어지고 결과도 흐려집니다.
대신 복도와 문 주변의 우드 면을 정리해, 손댄 두 지점과 손대지 않은 공간이 따로 놀지 않게 이어 붙였습니다.



MATERIAL & TONE
짙은 우드, 밝은 바닥, 그리고 회색 결이 있는 석재 포인트. 세 가지 안에서 정리했습니다.
부분 시공은 기존에 남아 있는 마감과 새로 넣는 마감이 같은 시야에 들어옵니다. 새로 넣는 재료의 수를 줄여야 이어 붙인 티가 덜 납니다.
PROJECT INSIGHT
남는 공간을 항상 수납으로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머무는 기능을 주는 것이 공간을 더 풍성하게 만듭니다.
FAQ
가능합니다. 이 현장이 부분 시공 사례입니다. 다만 부분 시공은 어디를 손댈지 고르는 일이 설계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예산을 여러 공간에 나누면 변화가 흐려지기 때문에, 매일 사용하는 지점에 집중하는 편이 체감이 큽니다.
정해진 숫자보다 그 집에서 누가 어떻게 지나다니는지가 기준입니다. 한 사람이 서 있을 때 다른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지, 식기세척기나 오븐 문을 열었을 때도 통행이 되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한 뒤 아일랜드 크기를 역산합니다.
수납이 이미 충분하거나, 폭이 어중간해서 수납장을 넣으면 오히려 답답해지는 자리에 적합합니다. 잠깐 서 있거나 물건을 올려두는 정도의 기능이라 깊이가 얕아도 됩니다.
그 자리의 수납은 줄어듭니다. 그래서 집 전체의 수납량을 먼저 확인한 뒤에 결정합니다. 이 집에서는 다른 곳에 수납이 확보되어 있어 한 자리를 비우는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NEXT STEP
부분 시공은 예산을 어디에 쓰느냐가 결과를 거의 결정합니다. 여러 곳을 조금씩 바꾸는 것과 두세 곳을 확실히 바꾸는 것은 완공 후 체감이 다릅니다. 매일 지나는 자리부터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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