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의 위치부터 다시 봤습니다. 식탁은 주방 근처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하루에 몇 번 쓰는지를 따져보면 조리대만큼 붙어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음식을 옮기는 거리가 몇 걸음 늘어나는 대신 주방 전체가 넓어진다면 계산이 맞습니다.
식탁을 거실의 확장 베란다 쪽으로 옮겼습니다. 창에 가까워 밝고, 거실과 주방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자리를 차지하던 가구가 빠지면서 주방이 쓸 수 있는 면적이 늘었습니다.
비워진 자리에 벽면 주방과 평행한 아일랜드를 두었습니다. 두 줄이 나란히 놓이는 배치라 11자 주방이라고 부릅니다. 작업하는 면이 두 개가 되고, 그 사이가 통로 겸 작업 공간이 됩니다.
그래서 이 집을 "아일랜드를 추가한 집"으로 설명하면 절반만 맞습니다. 정확히는 식사 공간의 위치를 바꿔 주방이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을 확보한 집입니다. 아일랜드는 그 결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마감에서는 바닥과 벽, 주방가구를 비슷한 밝기로 맞췄습니다. 아일랜드가 커지면 공간 가운데 덩어리가 하나 생기는데, 색이 어두우면 그 덩어리가 그대로 무게로 느껴집니다. 밝은 톤으로 묶으면 크기는 그대로여도 답답해 보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