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말씀하신 조건은 두 단어였습니다. 따뜻하고, 실용적일 것.
92평에서 이 둘은 생각보다 어렵게 맞물립니다. 면적이 넓으면 가구 사이가 멀어지고, 벽과 바닥이 차지하는 빈 면이 커집니다. 재료를 차갑게 쓰면 집이 금세 전시장처럼 보이고, 반대로 장식을 늘리면 실용성이 떨어집니다.
여기에 기능적인 요구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실외기실을 새로 만들어야 했는데, 하필 그 자리에 창이 있었습니다. 실외기실은 보이지 않는 편이 낫지만, 창을 막으면 그 자리로 들어오던 빛이 사라집니다.
가려야 하는 것과 남겨야 하는 것이 같은 자리에 겹쳐 있었습니다.















